카드게임 때문에 만들어졌다? 샌드위치에 숨겨진 억울한 진실과 반전 역사

매일 아침 바쁜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손에 들고 간편하게 베어 먹는 샌드위치. 너무나 익숙한 이 음식의 이름을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도박에 미쳐서 밥 먹을 시간도 아까워했던 샌드위치 백작이 카드게임 판에서 손에 기름을 묻히지 않으려고 빵 사이에 고기를 껴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저 역시 어릴 적 이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도박을 좋아했으면 음식 이름에까지 남아있을까?" 하며 한심하다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에 샌드위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알아보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백작의 이미지가 완전히 오해였다는 반전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샌드위치 한 조각을 베어 물며 알게 된 이 흥미진진한 비하인드를 풀어볼까 합니다.


샌드위치 백작의 초상화, 옛날 지도, 깃펜과 함께 '도박꾼? NO, 워커홀릭!'이라고 적힌 썸네일.
도박꾼으로 오해받은 존 몽테규백작과 샌드위치


1. 샌드위치 백작은 정말 희대의 도박꾼이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샌드위치 백작(존 몽태규, John Montagu)은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던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18세기 영국 해군 장관을 지낸 엄청난 업무 중독자(워커홀릭)였습니다.

당시 영국 해군은 세계 바다를 호령하며 끊임없는 군사 업무와 정치적 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백작은 식사하러 식당으로 내려갈 시간조차 아까워 책상에 앉아 문서와 지도를 보며 일했습니다. 그래서 하인에게 "책상에서 일하면서 한 손으로 먹을 수 있게, 빵 사이에 건구이 고기 몇 조각을 넣어 가져오라"고 지시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왜 '도박꾼'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었을까요? 당시 백작과 적대적 관계에 있던 정치적 반대파들이 그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기 위해 "저 사람은 해군 장관 업무는 안 하고 밤새 카드놀이만 하느라 빵으로 끼니를 때운다"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백작은 억울하게 '도박에 미친 백작'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참 치졸하고도 쓸쓸한 정치 공작의 희생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 백작 이전에도 샌드위치는 존재했다?

'샌드위치'라는 명칭은 백작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 맞지만, 빵 사이에 음식을 끼워 먹는 형태 자체를 그가 최초로 발명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고대 중동이나 지중해 연안에서는 얇은 피타 빵 사이에 고기와 채소를 싸 먹는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유럽에서도 농부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간편하게 식사하기 위해 빵 사이에 치즈나 고기를 끼워 먹곤 했죠.

다만, 당시 유럽 상류층의 식사 예절은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해 엄격한 격식을 차려 먹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은 무례하고 교양 없는 행동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존경받는 귀족이자 장관이었던 샌드위치 백작이 공식적인 자리나 업무 중에 빵 사이에 고기를 끼워 손으로 집어 먹기 시작하자, 주변 귀족들이 "나도 샌드위치(백작)가 먹는 것과 같은 것으로 주시오!"라고 주문하면서 '샌드위치'라는 이름이 대명사처럼 정착한 것입니다.

3. 손가락 하나로 즐기는 편리함, 문명을 바꾸다

우리가 오늘날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집어 들 수 있는 것은 단순한 미식의 발달이라기보다 '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 했던 인류의 생활 양식 변화를 보여줍니다.

망치와 정으로 깡통을 따야 했던 시절을 지나 손가락 하나로 원터치 캔을 따는 시대가 되었듯, 샌드위치 역시 "식사 시간을 단축하여 업무와 일상에 집중하겠다"는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의 포문을 연 음식인 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에 몰두하느라 끼니를 빵 조각으로 때우던 250년 전 백작의 절박함이, 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과 어딘가 닮아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4. 식탁 위에서 돌아보는 작은 반전

지독한 업무 중독 때문에 정적들에게 모함을 받고,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도박꾼으로 오해받고 있는 샌드위치 백작. 오늘 점심, 바쁜 일상 속에서 샌드위치 한 조각으로 끼니를 해결하신다면 오명을 뒤집어쓴 억울한 백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한 번쯤 떠올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늘 무심코 먹던 익숙한 음식 하나에도 이처럼 인간적인 이야기와 역사의 반전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이것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즐기는 새로운 지식이자 소소한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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